돈은 돌고 돈다. 그래서 돈이라 했다던가. 그러나 그 말의 생겨남에서 보자면 "돌고 도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刀-刀環"설이 그것이다.(金柄夏 교수의 논문 「삼국시대의 刀選好 사상」 및 曺秉順 씨의 "돈 이야기"=「동아일보」, 93. 9. 20 등).
그에 의할 때 중국에서는 "刀"가 "錢"의 뜻으로 사용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명도전(明刀錢:중국 전국 시대 燕나라에서 사용되던 화폐로서 우리의 고대 무덤에서도 많이 출토됨)이 유통된 전통이 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刀"자를 꺼리지 않고 왕비의 이름(신라 법 흥왕비는 巴刀, 진흥왕비는 思刀 등)에까지 썼다는 것이다.

그 "刀"가 어느 때부터 "돈"으로 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刀"와 "도환"(刀環)이 혼용되다가 "도환→돈"으로 불리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도환은 "칼고리"라는 뜻으로서 명도전처럼 고리가 달린 "도전"을 가리키며 나중에 동전의 고리(구멍)로서 그 흔적을 남긴다고도 덧붙이고 있다.
"도전"은 생긴 모습이 칼과 같기 때문에 그 이름이 생겼다(漢書 : 食貨志下). 북한 지역에서 출토된 명도전도 바로 그 칼 모양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도전", "도환" 외에 도포(刀布)라고도 했다. "刀"는 물론 돈의 꼴이 칼과 같아서였지만 "布"는 그 옛 글자의 꼴이 칼과 같아서 그렇게 불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천하에 "분포"(分布)되어 유행한다는 뜻으로 그렇게 불렸다는 설도 있다. 그렇다 할 때 이 "도포"의 "布"는 "돌고 도는 돈"이라는 이름의 원류를 생각게 하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기문(記文)·출토지·모양 등에 따라 이름도 여러 가지인데 "刀"라는 돈 이름에 삼자도(三字刀)네 안양도(安陽刀)네 하는 것이 있듯이 "布"라는 돈 이름에도 안양포(安陽布)·평양포(平陽布)…… 하는 것들이 있다. 「관자」(管子) 등에 의할 때 주옥(珠玉)을 상폐(上弊), 황금을 중폐(中幣)라고 하는 데 비해 "도포"는 하폐(下幣)로 치고 있다.
지룡(地龍)에서 "지렁이"라는 말이 나왔고 백채(白寀)에서 "배추"라는 말이 나왔듯이 돈 또한 도환(刀環)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돈의 생태로 보자면 역시 돌고 도는 돈에서 왔다는 쪽이 더 그럴싸해진다.
출처 - 박갑천의 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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