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의 어원과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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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또는 "딴따라패" 같은 말이 사전에는 올라 있는 것 같지 않다(근자에 나온 일부 사전에는 올라 있음). 가령, "(대중) 음악인을 낮추어 일컫는 말" 같은 풀이를 달고서 사전의 한 줄을 차지할 만한 것 같은데 없다. 없는 건 없는 거고, 벌써 "딴따라" 하면 얼른 떠오르는 이미지가 대중 음악쪽이다. 그런데 요즈음에 이르러서는 "딴따라패" 하면 남의 깃대잡이 노릇 하는 사람까지 일컫게 되기도 했다. 말하자면, 남의 행렬 앞장서서 삐빼거리면서 불고 치고 하는 축이라는 데서인지도 모른다.

"자네 아직도 딴따라팬가?" 악단에서 아직 나팔 부느냐는 물음은, 이와 같은 말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보통 아는 말에는 "풍각쟁이" 라는 것이 있다. 일제 시대만 해도, 시골에 서커스단이 들어와, 예고하느라고 시내를 누비며 치고 불고 다닐 때, 갓 쓴 영감네들이 하는 소리는, "그 풍각쟁이 꽤나 구성지군그래!"였다.

본디, "풍각쟁이"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한바탕 치고 불고 한 끝에 돈을 구걸하던 축을 이르는 말이었다. 그것이 나중에 이르러서는, 음악인 일반을 낮추어 일컬을 때에 쓰이게 되었다. 하기야 음악인이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터이니까, 풍각쟁이 그 말로써 어쩌면 업신여기는 뜻을 곁들이면서 썼던 것이리라. 그 "풍각쟁이"가 "딴따라"라는 신식말로 바뀐 것이다. "딴따라"는 서양말에서 온 것 같기도 하다.

영어의 tantara(탠태러)는 소리시늉말(擬聲語)이다. 나팔이나 피리소리를 나타내는 말이다. 또 그와 비슷하게 taratantara(태러탠태러)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그 발음 기호대로 읽을 때 전자가 "탠태러"이고, 후자가 "태러탠태러"로 된다. 하지만, 우리말이 일제의 통치를 겪는 사이에 그들의 말을 통하여 심어진 것이 특히 외래어의 경우 많다고 할 것 같으면, 이 tantara와 taratantara도 그들이 그들 표준으로 발음하면서 악기의 소리를 나타낸다는 뜻에서 음악인을 가리키기 시작한 것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여 쓰기 시작한 것이므로 반드시 그 발음 기호대로 발음하는 것은 아니다.

아닌게아니라, tantara와 taratantara는 일본말로 외래어 표기를 할 경우, 지금 우리가 쓰는 "딴따라"에 비슷한 소리로 된다. 그래서 말인데, 가사 없이 곡으로만 부를 때 내는 소리 "딴따라딴……" 따위도, 근본은 여기서부터 비롯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은상(李殷相) 작시(作詩)의 "성불사(成佛寺)의 밤"에는 "뎅그렁 울릴 제면 또 울릴까 맘졸이고……" 하는 대목이 있다. 그 노랫말과 같이 종소리의 경우 "뎅그렁" 또는 "댕그렁"으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우리 선인들이 악기의 소리를 나타내는 데 있어 "딴따라" 비슷한 말을 쓴 것 같지 않다. 가령 "딩동뎅동……"은 가야금이었고, 피리소리는 "삐빼삐빼", 나팔소리는 "때때"·"따따", 북소리는 "둥둥" 같은 것이나 아니었던가. "딴따라"는 역시 코큰이 쪽의 말에 시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시늉소리(擬聲語)가 소리의 주인을 가리키게 발전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니, 이설(異說)이 제기될 여지는 있다지만, 우리말에서라면 "쓰르르쓰르르" 우는 쓰르라미에, "개골개골" 우는 개구리 따위를 예로 들어 볼 수도 있겠다.
 
출처 - 박갑천의 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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