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경'과 '철면피'의 어원과 유래
- 기원과 유래
- 2021. 12. 9.
파경이라는 말은 '깨진 거울'이라는 뜻으로 부부 관계가 파탄났을 때 많이 쓰인다. 그런데 이 말은 본래 송나라 때의 설화집인 태평광기 중 다음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진나라 궁중 관리였던 ‘서덕언’은 수나라가 쳐들어오자 자기 나라가 패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기의 아내는 수나라 귀족의 노예가 될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거울을 두 쪽으로 깨뜨려 한 쪽을 그의 아내에게 주면서 “우리나라가 패하면 당신은 노예로 잡혀갈 것이오. 그러니 우리가 부부라는 증표로 이것을 나눠 가집시다. 그리고 당신은 내년 정월 대보름날 장안의 거리에서 (누구에게 시켜서라도)이 반쪽 거울을 팔도록 하오.” 라고 말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진나라는 패하고 그의 아내는 수나라 귀족 ‘양소’의 노예가 되었다. 다음해 정월 대보름날 서덕언은 장안 길거리에 나가 보았는데, 거기서 한 노파가 팔려고 내놓은 깨진 거울을 발견하였다. 이에 자기가 가지고 있던 깨진 거울과 맞춰 보니 딱 맞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노파에게 사연을 말하고 그 깨진 거울의 뒷부분에다 자신의 애틋한 마음을 시로 적어 보냈다.
거울을 전해 받은 아내는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함에, 그 주인인 ‘양소’가 사연을 알게 되어 매우 감동하고는 같이 살게 하였다고 한다.
수치심을 모르는 뻔뻔한 얼굴을 철면피라 하는데 그 어원과 유래는 다음과 같다.
유림 57에 ‘짐승의 가죽으로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말인 피색장이 나온다. '피'는 피골상접(살가죽과 뼈가 서로 붙을 정도로 몹시 마름), 피리양추(사람마다 피부 속, 즉 마음에는 속셈과 분별력이 있음)처럼 ‘가죽 또는 겉’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옛날 왕광원이라는 사람이 학문과 재능에 뛰어나 진사까지 되었다. 출세욕이 강한 그는 관리나 권세가의 시를 보면 그 사람 앞에서 ‘저로서는 도저히 이런 시를 쓸 수 없거니와 이태백도 못 쓸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등 아첨을 다하였다.
한 번은 술 취한 관리가 광원이 어쩌나 보려고 채찍으로 광원의 등을 때렸는데 광원은 빙긋이 웃으며 ‘각하의 매는 시원합니다’라며 아부의 말만 계속하였다. 옆에 있던 친구가 나무라자 광원은 ‘여보게, 그 사람에게 잘 보여둬야 할 것 아닌가’라며 태연하였다.
그때 사람들은 광원을 가리켜 ‘얼굴 두께가 열 겹 철갑 같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철면피라는 말이 나오게 된것이다.
'기원과 유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침의 어원과 유래 (1) | 2022.11.27 |
---|---|
'감쪽같다'는 말의 어원 (0) | 2021.12.10 |
남자옷 - 여자옷의 단추 위치가 다른 이유 (0) | 2021.04.03 |
핫도그와 케첩의 유래 (feat. 소시지의 어원) (0) | 2021.03.31 |
샴페인의 역사와 유래 (feat. 코르크마개의 발명) (0) | 2021.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