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덜나다의 뜻과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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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덜 나다'는 '재산이나 살림이 없어짐'을 뜻하는 말로 많이 쓰이는데 이는 '손실'과 '소멸'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 가정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비슷한 상황에서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다.

나도 어렸을 때 너무 많은 식탐 때문에 자주 들었던 말로 어머니께서 '이러다가 살림 거덜 나겠다'는 말이나 돈을 물 쓰듯이 쓰다가 지갑이 얇아지면 '거덜 났다'고도 자주 사용했다.

그리고 막장 드라마를 보다 보면 악덕한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씀씀이를 보고 '아주 집안 살림을 거덜 내려고 작정했구나'란 뜻의 대사를 마구 날리기도 한다.

작정을 하고 며느리를 구박 주기 위해 하던 말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이 '거덜나다'의 '거덜' 조선시대 하급 관리직에서 탄생했다.

 

 

'거덜'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 드라마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고위급 관리가 궁궐로 출입하거나 외출 시  그 앞에 서서 큰소리로 외치는 사람이 '거덜'이다.

모습을 보면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몰려 있는 인파를 물리친다.

마치 마치 광대 같이 보이기도 한다.

 

'거덜'은 말을 키우기 위해 나라에서 '사복시'라는 관청을 만들었는데 여기에서 근무하는 하급관리로 말에게 먹이를 주거나 말똥을 치우는 일을 담당했다.

거덜은 사복시에 속해 있었기 '사복 거덜'이라고도 불렸는데 거덜들은 행차하는 관리의 앞에서 길을 트는 역할도 했다.

지체 높은 궁중 사람들이 타는 가마나 말을 관리하고 직접 모신다는 우월감에서 앞뒤 좌우로 몸을 크게 흔들었다.

 

그래서 '거덜'은 '몹시 흔들거림'이나 허세와 관련 있는 '우쭐거림'이 대표 속성이 되었다.

특히 '몹시 흠들 거림'은 경제에 적용되면서 '거덜'이 '재산이나 살림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짐'을 뜻하는 의미가 되었다.

그리고 거덜의 과장된 모습을 '거덜 거리다'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은 현대의 '거들먹거리다'가 되었다.

또 '거덜'은 고위 관리직 앞장서서 길을 텄기에 자신이 길을 터주는 관리의 권세를 등에 없고 거만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 태도에서 '거덜'이 '거드름 피우다'의 '거드름'이 되었다.

 

'거덜 나다'와 '거드름'은 같은 '거덜'에서 탄생했지만 사용처는 다르다.

둘 다 '거덜'의 몸짓, 앞뒤 좌우로 흔들거리는 모습에서 탄생했지만 하나는 경제에, 하나는 그 사람의 행동에 적용된다.

이걸 보면 그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뜻이 다른 언어가 탄생하고 달라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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